시편 44장

시편 44편은 이스라엘 공동체의 고난을 배경으로 한 탄원시입니다. 시인은 과거 하나님이 조상들에게 행하신 놀라운 구원과 승리를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해(1-8절), 현재의 이해할 수 없는 고난과 하나님의 침묵에 대해 깊이 호소합니다(9-22절). 마지막엔 은혜의 회복과 구원을 간구하며 마무리합니다(23-26절). 이러한 구조는 공동체 신앙의 역사와 현실, 그리고 하나님께 대한 신뢰가 어떻게 어우러지는지를 보여줍니다.
1절{고라 자손의 마스길, 영장으로 한 노래} 하나님이여 주께서 우리 열조의 날 곧 옛날에 행하신 일을 저희가 우리에게 이르매 우리 귀로 들었나이다
2절주께서 주의 손으로 열방을 쫓으시고 열조를 심으시며 주께서 민족들은 괴롭게 하시고 열조는 번성케 하셨나이다
3절저희가 자기 칼로 땅을 얻어 차지함이 아니요 저희 팔이 저희를 구원함도 아니라 오직 주의 오른손과 팔과 얼굴의 빛으로 하셨으니 주께서 저희를 기뻐하신 연고니이다
4절하나님이여 주는 나의 왕이시니 야곱에게 구원을 베푸소서
5절우리가 주를 의지하여 우리 대적을 누르고 우리를 치려 일어나는 자를 주의 이름으로 밟으리이다
6절나는 내 활을 의지하지 아니할 것이라 내 칼도 나를 구원치 못하리이다
7절오직 주께서 우리를 우리 대적에게서 구원하시고 우리를 미워하는 자로 수치를 당케 하셨나이다
8절우리가 종일 하나님으로 자랑하였나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이름을 영영히 감사하리이다 (셀라)
9절그러나 이제는 주께서 우리를 버려 욕을 당케 하시고 우리 군대와 함께 나아가지 아니하시나이다
10절주께서 우리를 대적에게서 돌아서게 하시니 우리를 미워하는 자가 자기를 위하여 탈취하였나이다
11절주께서 우리로 먹힐 양 같게 하시고 열방 중에 흩으셨나이다
12절주께서 주의 백성을 무료로 파심이여 저희 값으로 이익을 얻지 못하셨나이다
13절주께서 우리로 이웃에게 욕을 당케 하시니 둘러 있는 자가 조소하고 조롱하나이다
14절주께서 우리로 열방 중에 말거리가 되게 하시며 민족 중에서 머리 흔듦을 당케 하셨나이다
15절나의 능욕이 종일 내 앞에 있으며 수치가 내 얼굴을 덮었으니
16절나를 비방하고 후욕하는 소리를 인함이요 나의 원수와 보수자의 연고니이다
17절이 모든 일이 우리에게 임하였으나 우리가 주를 잊지 아니하며 주의 언약을 어기지 아니하였나이다
18절우리 마음이 퇴축지 아니하고 우리 걸음도 주의 길을 떠나지 아니하였으나
19절주께서 우리를 시랑의 처소에서 심히 상해하시고 우리를 사망의 그늘로 덮으셨나이다
20절우리가 우리 하나님의 이름을 잊어버렸거나 우리 손을 이방 신에게 향하여 폈더면
21절하나님이 이를 더듬어 내지 아니하셨으리이까 대저 주는 마음의 비밀을 아시나이다
22절우리가 종일 주를 위하여 죽임을 당케 되며 도살할 양같이 여김을 받았나이다
23절주여 깨소서 어찌하여 주무시나이까 일어나시고 우리를 영영히 버리지 마소서
24절어찌하여 주의 얼굴을 가리우시고 우리 고난과 압제를 잊으시나이까
25절우리 영혼은 진토에 구푸리고 우리 몸은 땅에 붙었나이다
26절일어나 우리를 도우소서 주의 인자하심을 인하여 우리를 구속하소서
과거의 기억: 하나님의 구원(1-8절)
시인은 조상들에게 전해내려오던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적들로부터 건지시고, 그 땅을 주셨던 기적의 역사를 기억합니다. 그 승리는 인간 힘이나 무기가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과 은혜로 된 것임을 고백합니다. 이 회상은 하나님께 대한 신뢰의 기초가 됩니다.
현재의 고난: 이해할 수 없는 침묵(9-22절)
그러나 시인은 곧 현재 당하는 이해할 수 없는 패배와 고난을 솔직하게 토로합니다. 이전처럼 하나님의 도움과 임재를 체험하지 못하고, 적에게 조롱과 수치를 당하는 현실을 고백합니다. 특별히, 이런 고난이 하나님의 징계나 죄의 결과라기보다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17-19절)임을 강조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절히 찾습니다.
탄원과 간구: 하나님의 응답을 바라며(23-26절)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 시인은 뜨겁게 호소합니다. "깨소서! 어찌하여 주무시나이까?"라고 외치며,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면서도 은혜의 회복과 구원을 간절히 청합니다. 이 절규는 공동체의 연약함 속에서도 하나님께 기대는 신앙을 보여줍니다.
묵상포인트
- 고난 속에서의 신앙 고백: 하나님의 능력이 분명히 경험된 과거와, 그에 반하는 현재의 고난 속에서에도 계속해서 하나님을 향해 마음을 열고 호소할 수 있음을 봅니다.
- 공동체의 아픔과 연대: 시편은 개인이 아닌 공동체의 신앙과 고통을 하나님 앞에 올려드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 믿음의 연속성: 조상들의 믿음을 기억하는 것이 현재 고난을 이길 힘이 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에게 적용해보기
- 과거에 하나님께서 내 삶에 행하셨던 은혜의 순간들을 떠올려봅니다.
- 이해되지 않는 상황과 고난 가운데에도, 하나님께 솔직히 질문하고 호소하는 신앙을 배울 수 있습니다.
- 공동체 안에서 서로의 아픔을 함께 기억하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함을 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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