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 3장

욥기 3장은 욥 이야기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욥이 고난 가운데 침묵을 깨고 처음으로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는 장면입니다. 전반부(1-10절)에서는 욥이 태어난 날을 저주하며, ‘그날이 오지 않았더라면’ 하고 탄식합니다. 이어지는 부분(11-26절)에서는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마음과, 왜 자신의 삶에 이런 고통이 주어졌는지에 대한 깊은 절망이 이어집니다.
1절그 후에 욥이 입을 열어 자기의 생일을 저주하니라
2절욥이 말을 내어 가로되
3절나의 난 날이 멸망하였었더라면, 남아를 배었다 하던 그 밤도 그러하였었더라면,
4절그 날이 캄캄하였었더라면, 하나님이 위에서 돌아보지 마셨더라면, 빛도 그 날을 비취지 말았었더라면,
5절유암과 사망의 그늘이 그 날을 자기 것이라 주장하였었더라면, 구름이 그 위에 덮였었더라면, 낮을 캄캄하게 하는 것이 그 날을 두렵게 하였었더라면,
6절그 밤이 심한 어두움에 잡혔었더라면, 해의 날 수 가운데 기쁨이 되지 말았었더라면, 달의 수에 들지 말았었더라면,
7절그 밤이 적막하였었더라면, 그 가운데서 즐거운 소리가 일어나지 말았었더라면,
8절날을 저주하는 자 곧 큰 악어를 격동시키기에 익숙한 자가 그 밤을 저주하였었더라면,
9절그 밤에 새벽 별들이 어두웠었더라면, 그 밤이 광명을 바랄지라도 얻지 못하며 동틈을 보지 못하였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10절이는 내 모태의 문을 닫지 아니하였고 내 눈으로 환난을 보지 않도록 하지 아니하였음이로구나
11절어찌하여 내가 태에서 죽어 나오지 아니하였었던가 어찌하여 내 어미가 낳을 때에 내가 숨지지 아니하였던가
12절어찌하여 무릎이 나를 받았던가 어찌하여 유방이 나로 빨게 하였던가
13절그렇지 아니하였던들 이제는 내가 평안히 누워서 자고 쉬었을 것이니
14절자기를 위하여 거친 터를 수축한 세상 임금들과 의사들과 함께 있었을 것이요
15절혹시 금을 가지며 은으로 집에 채운 목백들과 함께 있었을 것이며
16절또 부지중에 낙태한 아이 같아서 세상에 있지 않았겠고 빛을 보지 못한 아이들 같았었을 것이라
17절거기서는 악한 자가 소요를 그치며 거기서는 곤비한 자가 평강을 얻으며
18절거기서는 갇힌 자가 다 함께 평안히 있어 감독자의 소리를 듣지 아니하며
19절거기서는 작은 자나 큰 자나 일반으로 있고 종이 상전에게서 놓이느니라
20절어찌하여 곤고한 자에게 빛을 주셨으며 마음이 번뇌한 자에게 생명을 주셨는고
21절이러한 자는 죽기를 바라도 오지 아니하니 그것을 구하기를 땅을 파고 숨긴 보배를 찾음보다 더하다가
22절무덤을 찾아 얻으면 심히 기뻐하고 즐거워하나니
23절하나님에게 둘러싸여 길이 아득한 사람에게 어찌하여 빛을 주셨는고
24절나는 먹기 전에 탄식이 나며 나의 앓는 소리는 물이 쏟아지는 것 같구나
25절나의 두려워하는 그것이 내게 임하고 나의 무서워하는 그것이 내 몸에 미쳤구나
26절평강도 없고 안온도 없고 안식도 없고 고난만 임하였구나
주요 흐름 해설
욥의 고백은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자신의 출생일을 저주하면서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듯한 극심한 고통을 표현합니다(1-10절). 둘째, 죽음에 대한 갈망이 드러나는데,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곧 평안이며 고통의 끝임을 강조합니다(11-19절). 셋째, 고난받는 자에게 왜 삶이 주어지는지 묻고, 자신의 고통 가운데 의미를 찾지 못하는 절망을 솔직히 쏟아냅니다(20-26절). 욥의 이 토로는 신앙인도 극심한 고난의 현실 속에서 깊은 절망을 경험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본문의 전체적인 의미
이 장은 욥이 죄를 지어서가 아니라 설명할 수 없는 고난 가운데 있을 때, 인간이 느끼는 슬픔과 괴로움이 얼마나 클 수 있는지 잘 나타냅니다. 욥의 고백은 하나님께 직접 항의하거나 원망하기보다는, 자신의 삶에 대한 슬픔과 존재의 의미에 대한 질문으로 가득합니다. 욥기 3장은 인간의 한계와 연약함,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의 정직한 감정 표출이 신앙에 있어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님을 생각하게 합니다.
묵상포인트
- 신앙 생활 중에도 이해할 수 없는 고난 앞에서 진솔한 탄식과 질문이 나올 수 있음을 인정하는가?
- 욥처럼 자신의 감정과 아픔을 숨기기보다는 하나님 앞에 솔직히 아뢰어 본 경험이 있는가?
- 욥의 탄식이 곧 신뢰의 단절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과정일 수 있음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가?
나에게 적용해보기
- 지금 내 삶에 설명되지 않는 고통이나 어려움이 있다면, 욥처럼 하나님께 내 마음을 정직하게 열어 보기
- 고난의 의미를 억지로 찾으려 하기보다는, 슬픔과 연약함도 기도의 자리로 가져가 보는 용기 갖기
- 나 또는 주변 사람의 아픔을 지나치게 판단하거나 단정하지 않고, 함께 아파하고 위로할 수 있는 마음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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